티스토리 뷰

행복한 일상

천 개의 파랑

배고픈 돈까스 2022. 2. 9. 18:1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생각났어.

한  문장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읽은 기간

2022.01.28. - 2022.01.29.

읽은 곳

스키장 2주 차 마지막 합숙을 하면서

줄거리

SF소설이다. 읽으면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떠올리게 해 줬다. 경주마의 속도만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에서 하나의 인격을 가진 개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적었다. 내가 머리가 좋지 못해서 하나하나 기억을 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만들어줬다. 책에서 주인공 로봇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결론이 되면 될수록 인간이 생각하는 감정과 비슷해지는 거 같다. 항상 내가 이렇게 생각해서 감정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감정을 인식하는 건지 고민했었다.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이라면 말이 되지 않을까.

느낀점

일단 책을 읽으면서 다시 말을 예쁘게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줬다. 거리가 다시 깨끗해질 방법을 묻자. 인간이 맨발로 다니면 된다고 했다. 휠체어를 처음 탔을 때 복도 처음부터 끝까지 경주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함께 보낸 시간이 몸에 쌓이는 기분은 어떨까. 정말 말을 이렇게 까지 예쁘게 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 줬다.

 

항상 우리가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아니다. 나는 조건 없는 동점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야 하니까. 그래야 그 사람들이 더 편하니까. 사실은 내가 편하려고 그렇게 행동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차라리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도와주는 게 당연하다는 느낌조차도 안 들게 도와주자.

 

나도 가끔은 빛이 나는 사람이 되어서 주변을 빛나게 하고 싶다. 너무 빛나면 어둠도 커지니까 적당히 그리고 가끔 빛나는 사람이 되어서.

 

문장들

'네가 그때 그 지하에서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랬다면 내 마지막이 사무칠 뻔했어'

<확률이 전부는 아니지만 가끔은 기적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체적인 약도가 없었기에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려나가기 시작한 지 9시간째였고 전체적인 도면을 다 짠 후 제일 처음 한 일은 몸체 속에 있는 자이로센서와 제어 기능을 뜯어보는 것이었다.

<나도 9시간을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본디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면 그만큼 매혹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어디서든지 항상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있지 말자.>

 

말은 인간으로 치자면 6세 정도의 아이큐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자신이 마방에 '갇혀' 있다는 것과 연골이 나가 걷지 못하게 될 때까지 주로를 달려야 한다는 것도 전부 알고 있었다.

<나는 동물에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해 줬다.>

 

섣부른 판단과 간섭은 아이를 답답하게 할 뿐이었다.

<항상 모든 이야기 속에는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은혜가 미안함이나 고마움 따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사람 사이에 당연하게 일어나는 화음 같은 것

<섣부른 동정을 가지면 안 됨.>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보경은 콜리의 질문을 받자마자 깊은 생각에 빠졌다. 콜리는 이가 나간 컵에서 식어가는 커피를 쳐다보며 보경의 말을 기다렸다.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동아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나도 지금 하나씩 포기하는 거 같아. 근데 이제는 조금 있으면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잘할 수 있겠어.>

 

유독 빛나는 연재의 눈을 보았다. 사람은 아주 가끔, 스스로 빛을 낸다.

<나도 아주 가끔 스스로 빛을 내면 좋겠다.>

 

은혜가 기억하는 아빠는, 은혜가 처음 휠체어에 앉았을 때 옆에서 같이 휠체어에 앉아 병원 복도에서 경주를 하던 사람이었다.

<기분이 별로야? 나랑 저기까지 달리자 그러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  작은 아씨들>

 

"행복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이길 수 있어요."

<나도 행복해져야 해. 너도 행복해져야 해.>

 

방법이 하나 있긴 있어요. 인간도 맨발로 다니면 돼요. 그럼 거리는 실내처럼 깨끗해질걸요.

<은율이한테 설명해주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그래도 저는 조금 무서워요. 아프지 않게 동물을 죽일 수 있는 수의사가 될까 봐요.

<나도 항상 동물이나 사람에게 상처를 줄까 봐 겁먹었어.>

-->방금 전 불행한 상상이 불행한 미래를 피할 수 있게 한다면서요. 그렇다면 선생님은 동물을 살리는 선생님이 되시겠네요.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해.>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아주 천천히 때로는 아주 빠르게>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나에게 멈춘 시간은 고등학생이었다가, 대학생이었다가, 군대였는데 역시 다 흘러가더라>

 

함께 보낸 시간이 몸에 쌓인 기분이었다.

<라포를 쌓는다는 것의 의미지 않을까.>

 

"저는 호흡을 못 하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요. 옆에 있는 당신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져요. 저를 행복하게 하고 싶으시다면 당신이 행복해지면 돼요. 괜찮지 않나요?"

<옆에 우울한 사람이 있다면,>

 

기술은 나약한 자를 보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조건 없는 동정심이 꼭 필요한 건 아니야.>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천 개의 파랑, 내가 가진 것으로 널 행복하게 해 준다.>

 

소설을 쓰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천천히 걷는 연습 중이다. 뛰는 발검음에 지나가던 개미가 밟히지 않도록

<나도 나도 나도>

 

'행복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밝은 밤  (0) 2022.02.28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0) 2022.02.15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2  (0) 2022.02.09
불편한 편의점  (0) 2022.02.09
가장 첫번째 친구  (0) 2022.01.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