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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5.

 

세계사

설날 세뱃돈을 가지고 서점으로 찾아갔다.

 

서점에서는 내가 읽고 싶은 장르의 책을 쉽게 찾아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딱 첫눈에 들어온 책은 박완서 작가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책이었다.

 

예전에 슬로리딩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초등학생들이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하나를 가지고 천천히 문장을 음미하면서 읽는 일종의 프로젝트였는데,

그때 초등학생들이 박완서 작가님의 일대기를 줄줄 외고 있었다

그냥 그 점이 인상적이었고 박완서 작가님의 책의 제목들 중에서도 가장 읽어보고 싶어서 그냥 샀다.

 

책을 읽으면서 싱아가 뭐지? 라는 생각을 자꾸 했다. 초반부터 읽다보면 이 책은 박완서 작가님의 어릴 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자전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싱아는 사람인가? 오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시골에 있다가 도시에 가면서 느끼지 못하게 된 것들을 이야기할 때 싱아가 나온다. 싱아 줄기를 까서 먹으면 정말 새콤달콤하다고 한다. (시골에 살고 있는 '나'지만 싱아가 뭔지 몰랐다.)

 

출처 - 위키백과

후반부로 가면서 뭔가 씁씁한 장면도 많이 나온다. 그렇지만 추리소설만 좋아하던 나에게 첫 자전소설은 가장 개인적인 나의 이야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잠시나마 느낄 수 있게 해줬다.

(박완서 작가님이 한글을 이렇게 예쁘게 쓸 수 있다는 점과 경험을 서술할 때 미화시키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단어도 많다.ㅎㅎ

 


<말말말>

 

p.27 <옥시글옥시글 재미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도 했다.> (옥시글옥시글 : 옥시글거리는 모양)

 

p.31 <어떡하면 저 수수이삭의 건들댐이 더 슬프고 쓸쓸하게 보일까.> (정말 이쁘다.)

 

p.36 <그건 할아버지와 나 사이의 "묵계"같은 거였다.> (묵계 : 말 없는 가운데 서로 뜻이 통하는 것)

 

P.41 <우리엄마가 농바위고개까지 왔으면 내 엄지손가락이 가운데 손가락에 척척 붙어라.>

(나도 어릴 적에 이러면서 누군가를 기다린 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

 

p.55 <옳은 소리도 우격다짐으로 들렸다.> (우격다짐 : 억지로 우겨서 남을 굴복시키는 것)

 

p.61 <푸성귀도 거기서 씻었다.> (푸성귀 :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식물)

 

p.103 <고적하고 추비해보이다.> (이게 한글이라니..)

 

p.207 <내 성장기의 매듭처럼 회상되는 것은, 어떤 의식을 가지고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기 시작한 시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끔씩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데 요즘에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줄 수 있는 문장인 거 같아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p.236 <엄청난 자유를 어떻게 쓸 것인가. 악용, 선용, 남용, 절제 아무거나 다 매혹적이었다.>

(내 20살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이제 데미안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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